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2024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두 주만 지나면 역사의 추억속으로 사라져갈 것입니다. 흐르는 세월과 함께 나이가 더 들어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젊음을 부러워하고 젊은 시절의 추억을 그리워합니다. 필연적인 세월의 흐름 앞에서 조금이라도 나이듦을 피해보고자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피부를 곱게 가꾸려고 애를 씁니다. 면역력을 키우는 음식을 먹고 비타민과 건강보조 식품을 손닿는데 가까이 두고 복용을 합니다. 물론 육체적인 면에서 젊은이는 노인보다 강합니다. 매력적이고 아름답습니다. 에너지가 넘쳐 흐르고 며칠밤을 새워도 지지치 않는 체력도 있고 인내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나 영적인 면에서 젊음이 반드시 노년보다 더 강하고 정서적으로 행복할까요?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2010년 미국에서 전반적 삶의 만족도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 무려 30만 명 이상이 참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전체 인생에서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연령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연령대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사실은 50대 초반 바닥까지 내려간 삶의 만족도가 60, 70대에서 다시 반등했다는 것입니다. 80대에는 10대 후반과 비슷한 수치로 상승을 했습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과 똑같은 최고의 삶의 만족도가 60대부터 80대까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조사 항목 가운데 정서적, 감정적 스트레스애 대한 것만을 따로 떼어서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삶의 만족도가 전 연령중 가장 높은 22세 때가 정서적, 감정적 스트레스는 가장 높은 시기로 나타났습니다. 우리의 전체 인생 중 스트레스가 가장 낮은 지점이 어디일까요? 평균 85세였습니다. 힘도 체력도 많이 떨어져 있는 시기지만 마음은 가장 평안한 것이 80대인 것입니다.

    왜 나이가 들어갈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까요? 세월이 주는 선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흐른다고 잃어버리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에서 없어진 것만 주목해서도 안됩니다. 체력도 잃고 건강도 점점 잃어가는 것이 세월입니다. 머리카락도 잃고 맵시도 잃어갑니다. 하지만 세월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신비롭기만 합니다. 세월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삶의 긍정적 감정입니다. 젊었을 때는 정서적으로 혼란합니다.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합니다. 그러기에 부정적 정서에 무척 예민하게 반응을 보입니다. 사회에 대한 불평과 불만은 젊은이들의 전유물과 같습니다. 기성 세대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젊음의 패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의 부정적 기류는 전체적인 삶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인 카스텐슨 교수팀은 젊은 사람들과 나이 든 사람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사진(강아지, 웃는 아기, 해 저무는 사막 풍경등)과 그 반대되는 언짢거나 슬픈 사진(, 병원에 입원한 노인 등)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나중에 조사해 보니 젊은 사람들은 부정적 사진을 더 많이 기억했습니다. 반면에 나이 든 사람들은 긍정적인 사진을 2배나 더 많이 기억했습니다. 이 연구는 젊었을 때는 살면서 생기는 나쁜 일에 더 많이 고민하고 걱정하지만, 노인이 되어서는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에만 집중하면서 살게된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입니다.

    또 다른 세월이 주는 선물은 젊은이들은 현재가 아닌 미래에 집중하면서 살지만, 노인들은 철저히 현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가진 것에 대한 소중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삶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삶의 초점을 지금 여기로 옮겨오게 됩니다. 그 결과 나타나는 것이 매사에 감사하는 태도입니다. 감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지 않으면 감사가 체화가 되지 않습니다. 억지로 입술에서만 하는 감사가 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감사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게 됩니다. 내가 지금 살아있고 숨쉴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이고 내게 주어진 시간 자체가 감사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도 세월이 주는 선물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셔서 평안한 연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