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쇼그랜증후군이 증상이 심해지면서 지난 한 달 동안 매주 주초에는 수양관에 올라와서 쉼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단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편안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침이 안 나오면 말하는 것이 가장 힘이 듭니다. 1-2분만 말을 해도 혀가 마르고 목소리가 거칠어집니다. 일상생활 중에는 누구든 만나야 하며 전화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양관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습니다. 긴급한 전화도 가급적 텍스트나 카톡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말을 안 해도 되는 환경이라 그렇게 한 번 해본 것입니다. 또한 산속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이른 아침과 저녁으로 2시간씩 4시간을 걸었습니다. 제가 산속을 걸으면서 속으로 가장 많이 불렀던 찬송이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르리라였습니다.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르리라 사막에 꽃이 피어 향내내리라 주님이 다스리는 그 나라가 되면은 사막이 꽃동산 되리 사자들이 어린양과 뛰놀고 어린이들 함께 뒹구는 참사랑과 기쁨의 그 나라가 이제 속히 오리라 사막에 숲이 우거지리라 사막에 예쁜 새들 노래하리라 주님이 다스리는 그 나라가 되면은 사막이 낙원 되리라 독사굴에 어린이가 손 넣고 장난쳐도 물지 않는 참사랑과 기쁨의 그 나라가 이제 속히 오리라저의 현실과 너무 맞는 찬양이라 기도하는 마음으로 계속 부르면서 산책했습니다.

아무리 기름진 땅이라도 비가 오지 않으면 사막이 돼버리고 맙니다. 사막은 물이 없는 곳입니다. 모든 것이 메마르고 풀 한 포기 자라날 수 없습니다. 사막은 우리 인생에서 절망을 말합니다.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떤 희망도 없는 곳이 사막입니다. 저는 침이 생기지 않는 제 입안에 사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입은 하루 종일 쉼 없이 침이 흐르게 되어 있습니다. 하루에 나오는 침의 양이 1.5-2리터 정도 됩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음식은 입에서 나오는 침에 들어있는 소화효소를 통해서 소화됩니다. 그래서 침은 물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침에는 소화효소만이 아니라 나쁜 병균을 제거하는 요소도 있습니다. 그래서 침이 나오지 않으면 충치가 많이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밤에 잠도 잘 자지 못합니다. 온몸이 점점 사막화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 교우들의 간절한 기도와 제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하고 쉼을 통해서 지금은 조금 나아졌습니다. 사막과 같은 입에 아주 조금씩 샘이 솟고 있습니다. 사막에 샘이 넘쳐나고 꽃이 피어 향내가 난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놀라운 은혜입니다. 하지만 주님이 분명 우리에게 약속하신 것입니다. 이 찬양은 이사야 35장의 약속의 말씀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 때에 저는 자는 사슴 같이 뛸 것이요 말 못하는 자의 혀는 노래하리니 이는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35:6). 그때는 바로 주님이 오시는 그날을 가리킵니다. 주님이 사막에 오시면 사막에 샘이 솟아납니다. 주님이 광야에 오시면 그 척박한 땅에서 물이 솟아 시내가 될 것입니다. 주님은 사막과 같은 우리 인생을 샘으로, 시내로 바꾸어주실 수 있는 분입니다. 저의 몸에 그런 은혜가 임하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저만이 아닙니다. 우리 교우들의 삶의 현장에도 사막과 같은 광야와 같은 메마르고 척박한 곳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저만 낫고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든 교우들의 사막도 샘으로 바꿔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을 진단하는 SS-A(Ro)SS-B(Ra)항체가 있습니다. Ro 항체의 정상범위는 0.0-0.9입니다. 그런데 저는 8.0으로 항체가 상당히 높게 나왔습니다. Ra 항체의 정상 범위는 1:40 이하여야 합니다. 피검사에서 저는 1:320으로 치수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를 진단한 류마티스 내과의 전문의가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을 내린 것입니다. 그리고 한 번 파괴된 침샘은 회복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사막화가 되면 고칠 수 없다는 것이 의학적 진단입니다. 하지만 주님이 역사하시면 사막에도 샘이 넘쳐나고 광야에도 시내가 흐른다는 것이 성경의 진단입니다. 의학적 진단도 중요하지만 저는 하나님 능력의 말씀을 믿습니다. 생명의 역사는 하나님에게서 시작되고 하나님에게서 끝나기 때문입니다. 안식년을 통해 하나님의 이 놀라운 생명의 역사가 저와 모든 교우에게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