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부터 34일간 GP 선교회 이사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과테말라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교회가 후원하고 기도하고 있는 GP 선교회는 한국 지부에서 3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미국 지부에서는 100여 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한국 선교 단체 중에 가장 큰 선교 기관입니다. 저희 교회는 15년 전부터 이사교회로써 섬기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의 목장이 후원하는 GP 선교사님은 중화 목장의 이다윗 선교사님과 이바 목장의 원인규 선교사님, 이스라엘 목장의 장영호 선교사님, 그리고 멕시코 목장의 박기훈 선교사님이 있습니다. 1년에 두 차례씩 이사회가 모여서 선교 정책들을 점검하고, 선교사님들의 인사관리와 사역 보고들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도 7-8년 전 이사회가 모여 이사 목사님과 선교사님들을 섬긴 적이 있습니다. 이사들이 사무실에 모여 선교 정책을 의논하기보다는 선교 현장에 직접 가서 보고 듣고 회의를 하는 것이 더 생명력이 있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 년에 두 번 모이는 것 가운데 한 번은 선교 현장을 직접 가 보기로 한 것입니다.

저는 이번 과테말라를 방문하면서 이사회의 그 결정이 참 잘되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테말라에는 GP에서 파송한 세 선교사님 가정이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계시는 곳입니다. 그 분들과 34일을 같이 보내면서 현지의 상황과 여건, 선교 열매들을 직접 듣고 현장을 보기도 하면서 얼마나 은혜스러웠는지 모릅니다. 34일이 너무 짧고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과테말라의 선교 상황을 듣고 가까운 선교 현장을 돌아본 것이 아주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과테말라는 치안이 좋지 않기로 소문이 난 나라입니다. 중남미의 여러 국가가 거의 비슷하지만 과테말라의 치안은 더 나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이민자들도 많을 때는 약 15,000명가량의 교민이 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약 5천 명 정도가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의 영향도 아주 컸고, 무엇보다 의류 산업의 침체로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미국으로 들어온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교민들 가운데는 언제라도 그 나라를 떠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치안 상태가 나쁜 것이 현실입니다. 저희 이사들이 식사를 위해 갔던 식당들도 총을 든 경비원들이 밤이나 낮이나 지키고 있었습니다. 식당의 문들은 모두 철근 방패막이로 보호를 해야만 했습니다. 식당에 들어가려고 해도 경비원에게 허락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워낙 빈민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조금이라도 돈이 있어 보이거나 좋은 물품을 가지고 있으면 강도를 만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아직도 정부 차원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는 지역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쓰레기 매립지가 도시마다 한두 곳이 꼭 있는데 그 쓰레기장 주변에 빈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 현실입니다. 전체 국민들의 약 40%가 쓰레기 매입지 근처에 살면서 쓰레기 더미에서 돈이 될 만한 것을 찾아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각종 병에 노출되어 있고 그들 중에는 마약과 알코올 중독, 폭력이 난무한 상황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아이들 역시 배우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보고 듣는 것이 늘 똑같기 때문에 부모의 삶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쓰레기장 주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정부도 외면하는 곳, 이웃들도 등을 돌리는 곳이 바로 쓰레기 마을이라고 불리는 과테말라의 특수한 지역들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가까이 가지 않고 멀리하는 곳에 늘 찾아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선교사님들입니다. 그 쓰레기 마을 근처에서 아예 정착하고 사역을 하는 분들도 여럿입니다. 아니면 다른 사역을 하면서도 일주일에 몇 번씩 쓰레기 마을에 찾아가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그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사역을 대부분의 선교사님이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일을 위해 한 선교사님은 한방을 새롭게 배워서 환자들에게 침을 놓아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사람들이 이 선교사님이 가면 그렇게 환영한다고 합니다. 어느 선교사님은 태권도를 배워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면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어떤 희망도 꿈도 미래도 없는 쓰레기 마을에 오직 유일한 희망은 그리고 교회인 것을 보고 왔습니다.